Jul 9, 2025

전자상거래·디지털결제·온라인 교통·여행시장까지…자카르타 중심으로 확장 가속화 정부 지원·투자자 관심이 맞물려 ‘아날로그 탈피’ 시도…국내 기업 협력 기회도 주목 스타트업으로 들여다본 인도네시아의 디지털 전환 인도네시아가 디지털 전환의 물결 위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스타트업랭킹(Startup Ranking)과 스타트업블링크(StartupBlink) 등 글로벌 스타트업 전문기관의 집계에 따르면, 2025년 4월 기준 인도네시아에는 무려 3,040개의 스타트업이 등록되어 있다. 이는 전 세계에서 미국, 인도, 영국, 캐나다, 호주에 이어 6번째로 많은 규모다. 특히 수도 자카르타는 세계 스타트업 도시 순위에서 27위에 올라 있으며, 동남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16위)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했다. 이러한 수치는 단순한 ‘개수’를 넘어,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생태계의 규모와 질적 성장, 그리고 정부 정책과 투자자들의 관심이 맞물려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생태계 분포도 (자료: Discovery/Shift) ◇ 자카르타 중심의 생태계…반둥·수라바야 등 지방 대도시도 빠르게 성장 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 전체 스타트업의 60% 이상이 몰려 있는 핵심 허브이자, 2024년 기준 벤처캐피털 투자액의 70% 이상을 흡수한 중심지다. 이곳에서 탄생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으로는 Traveloka, Akulaku, DANA, Xendit, Ajaib, Kopi Kenangan 등 총 6개가 있다. 한편, 반둥과 수라바야 같은 주요 도시도 각각 특화된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서자바 지역 수도인 반둥은 IoT 솔루션과 스마트 매뉴팩처링(스마트 제조)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대표 통신사인 텔콤(Telkom Indonesia)이 설립한 인큐베이터 ‘인디고허브 반둥(IndigoHub Bandung)’은 멘토링과 코워킹 스페이스 등 실질적인 지원을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 성장을 이끌고 있다. 수라바야는 동자바 지역의 수도로, 농업테크(Agritech)와 물류 분야의 중심지다. 특히 농업 기반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동자바 전역의 혁신을 촉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024년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분야별 펀딩액 (단위: US$ 백만, 건) (자료: Discovery/Shift, DailySocial) ◇ 핀테크·물류·전자상거래…고성장 산업에 집중된 투자 디지털혁신 컨설팅 기업인 디스커버리 시프트(Discovery/Shift)가 발간한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리포트 2025’에 따르면, 2024년 스타트업 투자 자금이 가장 집중된 분야는 ‘핀테크’였다. 총 28건의 투자로 약 4억5,950만 달러를 유치하며 독보적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물류(1억100만 달러, 4건), 전자상거래(9,252만 달러, 4건),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분야(8,536만 달러, 9건) 순으로 투자금이 몰렸다. 이는 고부가가치 산업과 디지털 서비스 확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와 기대를 방증한다. ◇ 인터넷 보급률 급증…Z세대·밀레니얼이 이끄는 시장 인도네시아의 디지털 전환을 견인한 가장 큰 배경은 인터넷 보급률의 급격한 성장이다. 인도네시아 인터넷서비스 공급자 협회(APJII)에 따르면, 2024년 인터넷 보급률은 79.5%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24.23%에서 약 55%p 이상 늘어난 수치다. 특히 인터넷 사용자 중 약 34%는 Z세대(1997~2012년 출생), 약 31%는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 출생)로 집계됐다. 두 세대의 디지털 친화적인 소비 패턴은 핀테크, 전자상거래, 디지털 결제 등 신산업 성장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 전자상거래·디지털결제·교통·여행…모든 분야서 디지털화 가속 전자상거래 부문은 2024년 거래액이 312억4,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특히 틱톡(TikTok)이 2024년 1월부터 인도네시아 대표 전자상거래 플랫폼 토코피디아(Tokopedia)와 협업을 시작해 거래량 증가에 기여했다. 디지털결제 분야도 급성장 중이다. 2025년에는 약 1,939억 달러의 거래액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인도네시아 주요 은행들은 ‘슈퍼앱(Super App)’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BNI는 ‘Wondr’, BSI는 ‘BYOND’, BTN은 ‘Bale’을 출시해 모바일뱅킹을 넘어선 통합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온라인 교통 시장은 2025년 8억4,0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의 전기차 택시회사 ‘Xanh SM’이 2024년 12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며 주목을 받았다. Xanh SM은 2025년까지 전기택시 1만 대 운행과 발리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온라인 여행 시장도 팬데믹 이후 회복세를 보이며, 2025년에는 8억2,0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인도네시아 신규진출 Xanh SM 차량 (자료: Xanh SM 홈페이지) ◇ 2024년 투자받은 대표적 스타트업들…공통 키워드는 ‘디지털 전환’ 2024년에 투자에 성공한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다섯 곳은 업종은 다르지만, 모두 ‘디지털화’라는 큰 축을 공유한다. ▲Cazh Cards : 교육관리 시스템을 디지털화해 학사 일정·출석·성적 관리, 결제 등을 통합 제공. ▲Dash Electric : 전기차 기반 물류 배송 인프라 플랫폼으로, 기업 대상 Fleet as a Service 제공. ▲MIMIN : AI 기반 주문·고객관리 플랫폼으로, 인도네시아 중소기업의 디지털화를 지원. ▲PAPER.ID : 송장 발행, 회계, 재고관리 등 전통적 회계업무를 디지털 플랫폼으로 혁신. ▲Chickin : 스마트팜 솔루션으로 농가 운영과 가축관리 데이터를 통합, 육계 산업의 효율성을 높임. 이들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운영되던 교육, 물류, 재무·회계, 축산 등 분야를 디지털 플랫폼과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하며, 인도네시아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약 2억7,000만 명의 거대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을 국가적 정책으로 추진 중이다. Statista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디지털 지갑 사용자는 2023년 1억2,500만 명에서 2025년에는 1억4,500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동시에 병원·식당 등 여러 산업에서는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이 혼재되어 있어, 시장의 디지털화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도 스마트 농업, 디지털 의료기술, 시스템 디지털화 등 분야에서 현지 스타트업·기관과의 협업(PoC)을 통해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디지털 전환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인도네시아의 국가 성장전략이자 산업혁신의 열쇠다.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생태계가 보여주는 혁신의 흐름은, 우리 기업들에게도 또 다른 가능성과 도전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자료출처 : 스타트업블링크(StartupBlink), Indonesia Startup Report 2025, 인도네시아 인터넷서비스 공급자 협회(APJII), CELIOS, Statista, 기업별 홈페이지, KOTRA 자카르타 무역관